
* 한대수 사진집, 『작은 평화』(시공사, 2003)
이 책에 실린 모든 사진들은 내 마음에 파장을 일으킨 순간들을 포착한 것이다. 즉, 나는 어떤 의미에서 변태적인 몰래 카메라 행각을 벌인 셈이다. 때로는 이 사진들의 주인공들에게 죄스러운 마음도 있다. 이들의 고독과 분노, 그리고 기쁨의 가장 프라이버시한 장면을 아무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훔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단지 그들의 슬픔과 고독을 정직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인생을 같은 순간에, 같은 지구에서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더불어 서로의 삶에 대해 약간의 사랑과 동정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책머리에'서)
사진집을 한 시간 남짓해서 다 보았는데, 그 시간동안 정말 '행복의 나라'에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 '행복의 나라'엔 단지 행복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인간의 모든 오욕칠정이 모두 있었다. 그 오욕칠정의 향연. 그 난장판의 세상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의 나라'였다. 그 나라로, 그 나라 한가운데로 정말 무작정 떠나고만 싶다. 낯선 곳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정처 없이 부대끼고 싶은 이 마음. 그러나 그럴 용기가 없음을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에, 이렇게 한대수님의 사진집을 보며 마음을 달래고만 있을 뿐.
(09. 5. 20)

![11월 - 1집 + 2집 [한정반][2CD]](http://image.aladin.co.kr/product/1267/36/coveroff/9162171119_1.jpg)




덧글
2009/05/21 01:35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홍시 2009/05/21 16:27 #
'호치민'이란 노래도 참 재밌고 꽤 충격적입니다. 추천! ^^
nomad 2009/05/22 15:04 # 답글
칼칼한 막걸리 한 잔 생각나는 분이지요, 한대수형님(?)^^
홍시 2009/05/22 23:05 #
크아~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씁쓰레한 그러나 거부하기 힘든 뒷맛의 느낌! ^^